그림쓰기와 생동하는 기호역근대화를 전시하기

 

이승현 (홍익대학교 외래교수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기획자의 사유를 전시라는 형식을 통해 관철하는 행위이다이번 전시는 우리의 독자적인 문제의식과 사유로 동시대의 보편적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미술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즉 서구 주류 미술계의 아젠다에 편승하거나 서구미술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고유의 문화와 역사에 기반한 독자적인 사유와 형식으로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공유한다그래서 김혜련 작가의 지난 십년 여의 행보와 그 결과물을 만나고 전시를 꾸민 것은 기획자로서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베를린에서 다시 학부부터 박사까지의 과정을 밟았던 작가는 독일 현지와 국내 다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루이비통 재단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된 소위 성공한 화가이다그런데 대략 십년 전부터 기존 회화의 틀을 탈피하고자캔버스를 자르고 꿰매고해체하거나 구축하고틀이 없이 천이나 종이에 그려서 널거나 늘어뜨리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했다그러다가 2014년 다시 베를린에 작업실을 구해서 한국과 독일을 왕복하며 관심을 집중한 것이 한국 고대 유물과 유적의 문양에 대한 조사와 연구였다우리 미의 기원을 찾아 조선고적도보의 이미지와 전국 각지일본중국에 이르기까지 숱한 현지답사를 이어가면서 작업한 결과물은 그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먹 작업들이 소개되었고드레스덴 쿤스트 할레에서 유화작업들이 소개된 바 있다이번 전시는 그 이후 지난 3년간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림을 쓰다”, 영문으로는 생동하는 기호들 (Vibrant Symbols), 그리고 훈민정음이 세 개의 문구는 전시에 출품된 작가의 작품을 설명한다그림을 왜 그리지 않고 쓸까서구의 최신사유가 모두 생동하는 물질을 이야기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왜 생동하는 기호인가그리고 훈민정음은 무슨 관계인가이 물음들에 답을 해나가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겠다.

 

기원으로의 회귀

 

조선고적도보의 이미지와 답사를 통해 발견한 문양들의 스케치를 천여 장씩 그려가며우리 미의 기원을 찾아 떠난 작가의 여정이 동시대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다른 의도와 경로를 통해서 시작한 그의 기원으로의 추적은 동시대 서구 사유 및 주류미술과 만난다과학기술의 발달이 기후와 환경위기그리고 인공지능과 로봇의 개발 등 인간의 생존과 위상을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하면서오늘날 인류는 서구 근대의 인간중심적인 태도와 자연과학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반성하면서 기술의 기원을 추적했고기술과 어원을 공유하는 예술에서 오늘날 기술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하이데거는 이미 1936년에 예술작품의 기원에서 고대 그리스어인 테크네 τέχνη가 기술과 함께 예술을 의미하며예술은 존재를 드러내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그리고 1967년 예술의 출처와 사유의 운명에서는 예술을 그리스어 퓌시스 φσις 즉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와 각자의 한계 속으로 진입하고 있고여기서 거하고 있는 것을 가시성으로 창조해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그에게 예술은 이런 각각의 한계에 대한 앎을 전제로 하며그 앎을 형상화하는 것이다오늘날 기술은 자연을 단지 인간을 위한 가용 자원으로만 치부하면서 원래의 의미를 상실했으며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그는 그 기원의 의미로 돌아가서 예술을 소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이마르 대학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기술철학자 육후이는 이런 이유로 오늘날 과학기술에 대한 일원화된 서구적 사고를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으며이를 통해 각 지역의 과학에 대한 고유한 사유그가 코스모테크닉스라고 부르는 것을 재발명하자고 주장한다한편 객체지향존재론 진영의 사상가 티모시 모튼은 오늘날과 같은 기후온난화는 신석기 농경사회홀로세(Holocene)에서 이미 시작했으며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12,500년 전이라는 스케일의 시간을 건너서 사유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하이데거를 따라 예술은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의 구조에 대해 알려준다고 말하면서예술은 구석기 시대에 극소수의 주술사들이 하던 기능예를 들어서 영화 <스타워즈>에서 오비완 케노비가 말하는 우리를 둘러싼 에너지인 포스를 움직이는 일종의 마술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사고와 비교하자면김혜련이 한국 미의 기원을 찾아가는 행위는 육후이가 말하는 각 지역의 코스모테크닉스를 재발명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으며또 한편으로는 모튼이 말하는 예술이 가진 마술적 역량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일 수도 있다.

 

최초의 추상

 

그가 고대문양을 추적한 이후 2018년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인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서는 그가 스케치했던 문양을 아주 작은 단위로 펼쳤다그것들은 특정 형상을 추상화한 반복문양의 아주 기초적인 단위인 듯이 보여서 어떤 형상이나 조형성을 지녔다고 말하기에 뭔가 불완전한 상태이다마치 문양의 최초의 발아를 표현한 듯하다그래서 이 작품들은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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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1. 나의 신석기각 21x30cm, 2018,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예술과 암호-빗살무늬 출품작).

 

오늘날 시몽동스티글러그리고 육후이와 같은 기술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참조하고 있는 고고인류학자 르루아구랑은 기술과 언어예술이 동시에 탄생했다고 보았다그에 의하면,

 

언어활동과 형상화는 현실에서 이 현실의 상징적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요소들을 추상화한다는 동일한 태도에서 출발한다하지만 단어들과 구문론에서 언어적 형상들은 도구와 손놀림 및 그 등가물과 같아서물질과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목적을 갖지만형상화는 리듬과 가치의 지각이라는 모든 생물이 공유하는 또 다른 생물학적 장에 기초하고 있다결과적으로 도구언어활동리듬창조는 같은 과정의 인접한 세 양상이다.

 

그리고 그는 이 과정들이 모두 동일하게 상징을 통한 추상활동이라고 보았다그에 의하면 대상의 주요 부위(음경음문들소나 말의 머리)를 선별하고 조합해서 상징들(symbols)로 번역한 선사시대 원시예술은 일종의 추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술철학자 시몽동은 고대의 마술적 세계는 특권화된 장소들로 망상구조를 짜면서 모양과 바탕을 구별하며 존재한다고 말한다이때 산의 정상이나 해안가의 곶어떤 문턱이나 경계와 같은 특권적인 장소들을 그는 요충지(key points)라고 부른다르루아구랑이 말하는 주요부위가 대상을 구분해서 인식하는 추상이듯이 시몽동이 말하는 요충지도 바탕과 구분된 형태로서의 추상이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이런 추상은 주체와 대상이 구분은 되지만 아직 분리되기 이전의 어떤 원형을 간직한다.

송대의 화론 임천고치에는 산수화에 그려 넣어야 할 전형적인 장소들을 기술하고 있는데이는 산이나 강에서 주요부위 또는 요충지라고 할 만한 곳들이다이런 전형적 장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산수화를 우리는 관념 산수라고 부르지만산수화는 요충지들의 네트워크를 복원해서 주체와 대상의 분화 이전의 마술적 세계를 표상한다다만 고대 원시사회에서 이를 문양과 무늬로 추상화한 것과 달리 송대에 이 장소들은 사실적으로 재현되었다그렇다면고대 유적을 추적하면서 김혜련이 첫 전시에서 선보인 단위문양들은 이런 주요부위 내지는 요충지에 대한 추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예술과 기술의 구분 이전의 단계에서 이들 문양은 미적인 장식이 아니라 요충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었을 것이며김혜련은 그 고대의 미분화된 지각의 암호를 오늘로 다시 소환한 것이다.

 

주술언어예술

 

그 이후 2020년 김혜련이 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인 작업에서는 모든 문양이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점을 연결한 선상에 걸쳐서 표현되어 있다이 작업은 서구에서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 시대에 걸친 이미지를 수집했던 이미지 수집가이자 연구가 아비 바르부르크의 <므네모시네 아틀라스>의 63개 패널중 첫 번째 패널의 두 개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그 하나는 기원전 1900년에서 1500년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점술에 쓰인 양의 간 점토 모형들이다당시 그들은 신들이 마치 점토판에 글씨를 쓰듯이 세상의 모든 것들 위에 무언가를 써놓았고그것을 읽어서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그래서 내장으로 점을 치는 장복술사들은 동물의 내장에 상상적 지도를 결합한다이런 결합의 사례는 다른 하나의 이미지인 기원전 2세기경 에트루리아 인들이 남긴 피아첸차의 간이라는 유물에서 볼 수 있다이는 간 모형 위를 하늘의 모형에 상응하는 구역들로 나눈 후각각의 구역을 담당하는 신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다. 이 두 개의 이미지는 천년 여에 걸친 오랜 시간동안 서구에서 유사한 방식의 점술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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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2. <예술과 암호-고조선>, 각 153x110 cm, 2019, 종이에 먹 (예술의 전당 조선일보 100주년 기념전 《ㄱ의 순간》 출품작).

 

이 이미지들을 수집했던 바르부르크는 피아겐차의 간에서 우리는 내장을 들여다보는 것과 수학적-우주적 사고 사이에 일어난 특별한 전이유형을 본다고 말한다. 에트루리아의 문명에서 과학적 사유는 장복술과 연계되어 있으며이것이 육후이가 말한 이 지역의 코스모테크닉스임을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 현대인의 눈에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으로만 보이는 이미지 사이의 전이는 상형문자를 보편문자로 사용하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반적이었다.

동아시아 철학을 연구하는 김시천은 상형문자에 기반한 중국의 문장을 상형적 사유라고 부르며한자의 의미체계는 이 이미지들의 네트워크 상에서 전이와 감응의 원리에 의해 파악된다고 설명한다이때 전이는 유사한 이미지의 말들이 서로에게 전이되어 의미를 구체화시키는데예를 들어 가 물에 가깝다고 하면 물의 이미지가 도의 이미지에 전이되어 도의 이미지를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반면 동아시아에서 우주와 인간의 생성변화의 원리를 밝힌 음양오행은 인간과 우주의 감응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아시아 문화에 심취했던 페놀로사는 원시한자에서 문장형식은 자연 자체에 의해서 원시인들에게 강제로 부과되었다고 말한다즉 모든 진리는 힘의 전이이기 때문에 문장들 속에서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그래서 한자의 문장은 동작주(agent)의 행동(act)이 대상(object)에 작용하는 힘의 전이이다. 그는 이처럼 사물과 행동이 형식상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한자 단어들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살아있고 가소성이 있게 되며이를 사용하는 민족의 철학과 역사그리고 문학에서 단어는 시대가 흐를수록 그 의미가 더욱 성장해서 부유해진다고 설명한다.

바르부르크의 패널 이미지에서 보았던 사고의 전이현상은 상형문자에서는 이미지와 이미지의 전이로 나타났다그리고 이때 일어나는 전이를 페놀로사는 주체의 자의적인 투사가 아니라 자연에 의해 부과된 것으로 보고 있다그렇다면 김혜련의 작업들이 고대인들의 나침판 역할을 했던 북두칠성이라는 기본적인 이미지 위에 다양한 문양을 표현함으로써 이런 초기의 이미지의 전이 또는 사고의 전이과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때 그 내용은 현대인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자연이 부과한 어떤 보이지 않는 원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티모시 모튼이 예술은 마술이라고 말한 것처럼파울 클레 역시 정확한 과학이 아닌 직관에 의존하고자 함으로써 신비주의또는 마술이라 불린다면이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형상이 아닌 형성발생되기를즉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고자 했고이를 위해 감각을 정지시키고, “위로부터 하강하는 우주적 연계를 통해서” 세계와 접촉한다고 표현한다. 이렇듯 고대의 주술과 언어와 예술이들은 모두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며원시시대에혹은 동아시아에서 지금까지아니면 20세기 서구의 작가에서그 이해는 자연 또는 우주가 부과하는 전이의 방식으로 직관적으로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그리고 이런 행위에 있어서 예술은 하이데거가 말한 퓌시스동아시아에서의 스스로 그러한 것”, 즉 자연(自然)을 가시화한다.

 

생동하는 기호

 

수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서 원시사유를 현대인의 관점에서 상상하는 일은 쉽지 않아서이런 이야기들을 우리는 통상 미신적이고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한다그래서 전시 과정에서 일어난 한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것이 이 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전시의 1부 개막은 수요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가설 지지대를 세우는 공사를 하게 되면서 작품설치를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부득이하게 주말에 작품 설치를 완료했다오프닝 이전이어서 전시에 대한 아무런 사전 공지나 안내문구가 없는 상태에서, 월요일 아침 출근한 직원들이 건물 로비 위 오픈된 2층 난간에 설치된 90개의 패널을 보고 어둡고불편하다는 불만을 토로했고막상 전시 안내 리플렛이 비치된 개막 당일에는 전시 배너 바로 옆에 노조의 전시철거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나란히 걸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주요작업은 새로 작업한 문양과 훈민정음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주종을 이룬다이 작품들 중 로비 상층에 위압적으로 설치된 90개의 패널은 한지에 먹으로 그리고다시 바탕에 먹물로 어둡게 바림을 넣은 것으로 하나씩 가까이에서 보지 않고 멀리 모아놓은 모습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색톤으로이전보다 한결 능수능란한 솜씨로 그려진 기괴하고 자유분방한 문양들은 충분히 불편함을 자아낼 수 있었다.

전시의 제목을 영역하면서, “그림을 쓰다를 전혀 다른 말인 생동하는 기호즉 Vibrant Symbols라고 정했다작가의 문양 패널들을 보고 받은 첫인상이었기도 하지만최근 서구에서 유행하는 신유물론의 사상가 제인 베넷의 책 생동하는 물질』 (Vibrant Matter)를 고려한 문구였다최근 서구 사상계는 사변적 실재론을 필두로 신실재론신유물론객체지향존재론 등의 다양한 이름 아래 전 세기의 언어적 전회를 비롯해서 서구 근대 이후의 인간중심적인 태도를 비판적으로 반성한다그 결과로 인간이 아닌 자연과 각종 인공물들에 인간과 동등한 존재론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하면서물질도 살아있으며 행위의 주체라는 인식을 대체로 공유한다그에 반해서 김혜련의 작품은 물질이 아닌 문양들이 행위의 주체로서 관객들에게 작용한다.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활동하며 동양의 미에 심취했던 페놀로사는 한자의 문장이 살아있는 자연즉 사태의 시간성을 정확히 옮긴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사람이 말을 본다는 한자

人 見 馬

에서는 두발로 서있는 인간이눈 밑에 두 다리를 달고 움직이며네 다리로 달리는 말을 보고 있다세 글자 모두 다리가 있어서 이 글자들은 모두 살아서 움직인다그래서 페놀로사는 원시 한자 대다수가 행동이나 과정의 그림이며따라서 명사적이라기보다 동사적이라고 말한다그리고 자연에는 진정한 명사즉 행동과 격리된 사물은 없으며순수한 동사즉 추상적 동작도 없다고 말하면서동작속의 사물사물의 동작을 보는 한자가 자연의 법칙에 상응한다고 보았다. 움직이는 자연을 표상하는 이미지와 무늬상형문자는 이와 같이 동사적이고 살아있다그리고 상형문자의 문화권에 속한 우리의 고대 문양을 연구해서 나온 김혜련의 문양 패널들 역시 이미지가기호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동시대 서구 사상이 언어를 외면한 것은 인간의 전유물인 언어가 인간중심적인 근대적 관점을 대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그런데 만약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세계가 기호작용을 한다면 어떨까최근 인류학에서의 존재론적 전회를 이끄는 주요학자 에두아르도 콘은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이 기호과정 중에 있다고 말한다그의 저서 숲은 생각한다』 (How Forests Think, 2013)는 부제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인류학을 위하여가 시사하듯이 인간이 아닌 숲의 기호작용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기호학은 기표와 기의의 이항구조에 의한 차이의 체계로 정의된 소쉬르의 구조주의적 기호학과 기호의 의미발생의 원천에 대해 고민한 퍼스의 기호학으로 양분된다기호작용이 곧 사고작용이라고 보았던 퍼스의 기호이론에 영향을 받은 콘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숲이 인간처럼 생각한다가 아니라 숲이 (나를 통해생각한다는 것에 가깝다즉 나의 사고는 내가 속한 숲의 기호작용을 매개할 뿐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 숲에서 기생생물을 피하기 위해 넓게 분포하는 고무나무가 모두 동일하게 널리 분포하고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면서 작은 지천들이 커다란 하천으로 모이는 과정도 동일하게 도처에서 반복되는 숲에서상류의 원주민들이 채취한 고무를 이 수확물이 모이는 하류에서 가공하는 고무산업의 형식이 생기는 것은 숲의 기호작용이 인간의 활동에 의해 나타나고 이루어진 것이다.

콘의 사유를 따르면 영화 <아바타>에서 숲의 정령에게 기도하는 장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결국 숲의 모든 것을 주재하는 것은 숲 자신이며그 숲의 차원에서는 인간적인 차원을 초월해서 주변의 동물과 식물그리고 하천이나 흙과 같은 숲의 모든 구성요소들의 생태계 전체를 하나로 사고할 수 있다그래서 숲의 원주민들은 환각성 물질을 이용해서 샤먼이 되어 꿈을 해석하면서 이 숲의 영적 주재자에 다가가고자 한다콘의 이런 사유를 통하면김혜련의 문양들은 마치 인간의 차원을 초월한 이 세계의 기호작용에 다가가는 샤먼의 행위와 유사해서그의 문양들이 설치된 공간 속에서 그 문양들의 기호작용에 관람자들이 감응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연의 소리자연의 모습자연의 문자훈민정음

 

김혜련의 작업은 이런 문양의 발전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훈민정음에 이른다그는 훈민정음 자모 28자를 기초로 초성중성종성의 구축논리를 확장시켜서 새로운 문자를 생성한다그런데 고대문양을 연구하고 추적해서 기호의 발아와 전이그리고 기호의 창발로 이어진 그의 작업이 훈민정음에 도달한 것은 훈민정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연스러운 귀결임이 밝혀진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지은 집현전 학자들을 대표해서 남긴 정인지의 후서에서 그는 천지 자연의 소리가 있다면 곧 반드시 천지자연의 무늬(문자)가 있다그러므로 옛사람이 소리에 따라서 글자를 만들어만물의 뜻을 통하게 하고 삼재의 도리를” 실었다고 적고 있다. 즉 자연의 소리와 자연의 문양에 따라 문자를 만들어서 만물이 소통하고 천의 도리즉 성리학의 도리를 따른다고 적고 있다말하자면 훈민정음은 자연을 따르는인간의 차원을 초월한 차원의 기호인 것이다.

훈민정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자製字 원리와 시기가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는 문서를 통해서 정확히 밝혀진 문자이며조음기관을 성형한 표음문자이면서 각 음소에 음양오행과 상수학(象數學) 의미가 부여되어 표의성을 겸비한 문자이다그리고 기본 음소에 획을 더해서 새로운 음소를 만들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에 획을 더하여 이 되고을 겹쳐서 이 되는 식으로 가획과 음소의 조합을 통해서 다양한 음가를 표현한다현재 한글 24자로만도 총 11,172개의 음절조합이 가능해서 일본어의 300중국어의 400영어의 3000개보다 훨씬 다양한 소리를 표현하며심지어 원래의 훈민정음 28자와 당시 표기방식을 그대로 따르면 이론적으로 399억개의 조합이 가능해서 자연의 모든 소리에 대응한 표현이 가능하다.

김혜련이 형상화한 글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글자는 많지 않다김혜련의 훈민정음 시리즈가 훈민정음 해례본에 따라서 문자를 생성한 것은 아니지만 훈민정음의 음소의 조합방식이 지닌 확장성을 십분 발휘하여 최대의 조형성을 추구한 것이며이점에서 기존의 문자를 그대로 두고 거기에 조형성을 추구하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발달했던 칼리그래피나 오늘날의 타이포그래피와는 차별화된다.

그런데 주역 연구자이면서 발도로프 교육실천가이기도 한 박규현은 훈민정음을 주역에 입각하여 해석하면서, “형상적 표현이 가능한 자음은 천간(자연)에서 도출하고 그 대상에 대한 느낌[인 모음]은 지지(사람)에게서 도출한 것은 언어가 근본적으로 주체와 대상[세계]의 상호작용의 결과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예를 들어 는 (정신)이 (사람)을 만나 (나왔다)=1인칭이고 은 (근원영원)+(안으로)+(활발한 운동)=근원이 내면에서 활동하는 것” 등으로 각 글자를 음소로 풀어서 각 음소의 의미를 연결하면 글자의 의미가 파악된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언어형성의 논리를 이해하면 곧 대상[세계]에 대한 주체의 태도와 관계의미를 이해하게 되며 따라서 세계관과 가치관이 정립된다고 말한다즉 정인지의 말대로 삼재의 도리를 새기게 되는 것이다.

훈민정음은 비록 각각의 음소에 의미를 부여받고 있지만기본적으로는 표음문자여서상형문자와 달리 지시대상과의 유사성이 없는 기호이다그러나 다른 어떤 문자와도 달리 훈민정음은 거의 무한한 소리를 옮길 수 있으며각 음소마다에 적힌 의미를 고려할 때이를 통해 자연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그렇다면김혜련의 작업은 훈민정음 시리즈에 도달해서 자연의 이 무한함을 그에 상응하는 무한한 글자의 생성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암각화와 쓰기

 

김혜련의 고대문양에 대한 연구는 회화가 이미지이며그것은 최초에 추상화된 문양에서 시작되었고이미지들 간의 전이를 통해 의미를 생성하고마침내 훈민정음이라는 기호화된 문자의 구성 원리에 도달했다그의 작업은 지역적 문양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거꾸로 문양과 그림과 문자 일반이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진화한 것임을 보여준다그런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이미지의 인류학내지 이미지의 고고학이라 부를 만하다그런데 김혜련은 인류학자나 고고학자가 아니라 화가이다그래서 그의 문양과 기호를 회화 평면 위에 어떻게 구현해 냈는가가 그에게는 관건이 된다.

김혜련은 베를린에서 수학하며 독일 표현주의의 세례를 충분히 받아서 그의 붓질은 굵고 강렬하다그는 아무리 조그마한 사물이라도 1, 2미터의 대폭 화면에 그리고그의 붓질은 수묵화에서의 몰골법과 같이 선이 윤곽일 뿐 아니라 하나의 색면이다그 이후에 그는 리히터가 붓이 아니라 스퀴즈로 쓸어내는 방식으로 다양한 색상을 배합하는 기법을 익혔다그래서 그의 붓질은 선이라기보다 오히려 색면에 가까운 너비를 지닌다이런 그의 작업은 베를린 시절부터 그가 꾸준히 함께 해온 먹 작업과도 관계가 있다그는 독일에서부터 먹으로 그린 드로잉만으로 전시를 열기도 했으며유화에서의 강하고 넓은 붓질이나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먹작업 등은 이런 그의 오랜 작업 습관과 무관하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부친 글에서 베를린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로 삼십년 가량 재직했던 브리타 슈미츠 박사는 김혜련의 작품이 수천년 된 역사의 문화적 코드들을 다양하게 혼합하지만 [....] 새로운 연상작용과 해석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말하면서그의 회화적 능숙함으로 인해 이들 대규모 벽화작품이 오히려 금실세공같은 인상을 풍기게” 된다고 적고 있다사실 동시대를 대표하는 독일 화가 게하르트 리히터는 세련된 색의 구사에도 불구하고선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데 반해 김혜련은 색과 선을 모두 자유롭게 구사한다그리고 이와 같이 원숙한 선을 구사하는 회화적 역량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의 먹작업과 유화작업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거래소 전시장의 기둥 네 곳을 사면으로 둘러싼 16폭의 암각화 모티프의 먹 작업들은 능숙한 선의 구사를 통해 보는 이를 압도한다그의 굵은 붓질은 암각화의 패인 깊이감과 오랜 시간의 경과를 필획의 넓이로 보여준다산수화에 있어서 육조시대의 사혁이 말한 기운생동이 중요하다고들 이야기 하는데이중 기운이란 육후이에 의하면 무의無意에 가까우며이는 형상을 묘사하는 데가 아니라 에너지힘의 흐름을 수월케 하도록 집중함을 의미하는 것으로특히 서예는 무의의 훈련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반면 명말청초의 화가 석도는 일획을 모든 예술적 행위가 한번 그음”, 즉 행위의 원초성으로부터 출발하며따라서 그 일획은 곧 만획이고그 일획 속에 그의 예술 전체가 포섭되고 통섭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무의에 의해서 굵은 붓으로 한 호흡에 한 번의 선을 그어서 전체 화면을 채워나가는 작업은 고도의 정신집중과 체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김혜련이 이러한 일획의 훈련을 유화를 통해서 행하고 있는 점이다암각화와 같은 맥락에서 작업한 <반구대작품 8점이나 <별자리소품은 물감층을 두텁게 쌓아올린 뒤에 거친 나이프로 실제로 암각화를 새기듯이 파내서 시간의 흔적을 다층적인 색조로 드러낸다이는 문자를 쓰는” 행위가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돌이나 갑골(甲骨등에 새기는” 행위였음을 상기시킨다그런데 종이와 비단이 아닌 찢어진 골판지와 모직 천 위에 큰 붓으로 일획을 긋는 것은 유화를 통한 훈련이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정적의 소리>소품 12점은 굵고 구불구불한 선의 붓질만으로 화면을 빛나게 가득 채우고 있다이번에 전시된 그의 소품들은 이런 굿기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보여준다.

그의 <정적의 소리-독일의 숲> 25점은 베를린 작업실 근처 숲의 정적의 소리를 붓나이프나뭇가지송곳 등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자유롭고 거친 획으로 표현한다청대의 화가이자 이론가인 운수평은 수천 수만 나무들에서 어떤 획도 나무가 아니다. [....] 수천 수만 획에서 어떤 획도 획이 아니다실재로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볼 때이것이 최상의 그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혜련의 무의의 획들은 독일의 숲의 숱한 나무와 풀과 생명의 부산한 움직임을 가시화한다육후이는 이런 경지가 산수화가와 그림을 모두 무한으로 해방시키는 무법의 법을 강조한 석도와 같은 화가에게 발견되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정음시리즈의 미덕은 모직이라는 매체의 선택과 쓰기” 방식의 고수에 있다하얀 모직은 그 두께로 인해 먹을 깊이 빨아들이고 자연스럽게 하얀 바탕과 아주 진한 먹색의 대비효과와 함께 독특한 그라데이션 효과를 낸다또한 그 두께를 감당할 먹물을 머금은 붓을 옮겨서 긋는 데까지의 궤적이 흘러내리는 먹물 자욱으로 그대로 화면에 남는다거대한 화면에 일필휘지의 선이나 원을 긋은 작업은 덧칠을 하는 서구식 그리기와 구분되는 동아시아의 쓰기에 해당하지만그의 먹작업은 지필묵이라는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종이모직골판지 등의 다양한 매체 위에 먹과 아크릴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더불어 콜라주와 찢기그 위에 다시 아크릴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그의 작품은 슈미츠 박사의 말대로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항상 다시 주목하면서도 과거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의 전통을 새롭게 재발명한다.

 

역근대화를 전시하기새로운 추상과 언어의 발생론적 탐구

 

김혜련의 이번 전시는 새로운 추상 언어의 발명과언어에 대한 갱신된 관심 및 접근으로 그 의미를 요약할 수 있다그리고 이는 근대화 과정에서 왜곡되었던 우리 고유의 지역성을 회복한다는 시대적 의의를 지닌다.

우선 그의 추상은 서구의 분석적이고 환원적 추상과 달리 르루아구랑이 말하는 고대 인류의 중요부위로 대상을 파악하는 추상에서 시작한다고대의 반복적 문양에서 어떤 기본단위를 잘라내는 그의 첫 작업은 사진을 대상의 연속적 표면을 잘라내는 컷의 매체라고 정의한 미술사학자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언급을 상기시킨다. 그는 스티클리츠의 <등가물연작을 다루면서 사진이 세계의 부재를 기호의 현전으로 대체하는 상징 언어라고 말한다. 그 이후 장복술이나 점성술 등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의 전이작업을 거쳐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태초의 이미지들소위 마술적 이미지들을 생성하는 작업과 훈민정음이라는 순수한 기호는 인류의 세계에 대한 표상이 원초적 추상으로부터 진화하는 과정 전체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그런데 그의 작업은 여전히 분석적이기 보다는 생성적이고 구축적이다말하자면훈민정음은 천인을 각각 점수평선수직선으로 나타내서 이를 조합하여 모음을 이루는데그의 작업은 점과 선으로 환원되지 않는다동아시아의 산수화가 시몽동이 말하는 요충지의 네트워크로서 세계를 파악하려고 한 것처럼 우리의 사고는 환원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종합적이다김혜련의 추상은 훈민정음의 28개 음소의 자의적인 조합을 통해서 전혀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김혜련의 작업은 문양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문자와 만났고이를 통해 문양이나 문자가 인류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이자 수단이라는 언어의 발생과정으로 인도한다이러한 그의 언어로의 회귀는 소쉬르의 언어학과 이후 전개된 언어와 담론에 대한 물음이 21세기 들어 인간중심적이라는 이유로 비판되는 서구 사상계의 상황과 배치된다서구는 근대의 반성을 통해 인간중심적인 사유에서 탈피하여 인간과 비인간 대상에게 동일한 존재론적 지위를 부여한다그러나 근원적으로 인식론적인 서구사상이 비인간 대상을 인간과 동일하게 본다는 사실은 자칫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로 귀결되어 인간마저 대상화할 위험이 상존한다이미 오징어게임을 비롯해서 서바이벌재난좀비 등을 주제로 한 최근의 인기 대중 서사는 모두 이런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인간중심주의를 반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자칫 비인간 관점을 인간에게 섣불리 도입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이상 쓸모를 찾을 수 없는 과잉인구의 대상화를 정당화할 논리로 발전할 수 있다그에 반해서 그의 작업은 이미지와 문양문자는 모두 인간이 세계자연비인간 대상을 이해하고이들과 공존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환기시킨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 이후에 모더니즘을 탈피한 사조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근대의 연장이었다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라는 말은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를 수용하는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진행한다는 의미를 지니지만실상은 지역성을 중심으로 서구를 수용하기보다는 서구에 맞게 지역성을 끼워 맞추는 것에 가까웠다그래서 근대화에 대한 강박이 사라지면 근대화 과정에서 억압되거나 왜곡되었던 지역성을 회복하기 위한 반작용으로서 근대화를 되돌리는 과정이 수반된다마치 빽빽하게 감겨있던 태엽이 풀리듯이 서구맹신의 압력이 풀리면서 여유와 거리감이 생기고 구겨진 지역 고유의 사유가 다시 회복되어 근대화와 지역성이 동등해지는 이 과정은 막연하기만 한 탈근대 (postmodern)와 달리 역근대화 (demodernization)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이는 서구라는 봉지 안에 넣은 지역성을봉지를 뒤집어서 지역의 틀 속에 서구를 다시 넣는 과정이다따라서 고유의 사유와 추상어법을 온전하게 구사하는 김혜련의 작업들을 선보이는 일은 역근대화의 하나의 사례를 전시하기에 다름 아니다.





Written Paintings and Vibrant Symbols

: Exhibiting Demodernization

 

Seunghyun Lee

(Adj. Prof., Hongik Univ.; Director, Sehwa Cultural Foundation)

 

 

Organizing an exhibition is the act of carrying through a curator’s ideas in the form of an exhibition. The exhibition Vibrant Symbols: Hunminjeongeum shows that Korean artists can and should share contemporary universal issues with an independent critical mind and thinking, and find their own solutions to them. Instead of climbing on the bandwagon of mainstream Western art or blindly following its trends, they should be open to contemporary art issues, while keeping their own thought and independent forms based on their own culture and history. As a curator, therefore, it was lucky for me that I have been acquainted with the artist Heryun Kim and her works over the past decade, and came to organize this exhibition.

Having graduated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majoring in German studies, Kim belatedly entered the undergraduate program at Berlin University of the Arts, and received her Ph.D. in art at the Berlin Institute of Technology. Since then, many art galleries and museums have held her exhibitions both in Germany and in South Korea, while her paintings have been collected by major art institutes home and aborad, including the Louis Vuitton Foundation. In short, she is a so-called successful painter. About a decade ago, however, she began to make different attempts to break the existing rules of painting; cutting or sewing a canvas, deconstructing or constructing it, painting on cloth or on paper without a frame and hanging it out or hanging it down. Then, in 2014, she returned to Berlin to get a studio and worked both in Germany and in South Korea, focusing her research on the patterns of ancient Korean artifacts and remains. In search of the origin of Korean aesthetics, she conducted numerous field surveys all around South Korea and even in Japan and in China, with reference to the images from the Encyclopedia of Historical Sites in Joseon (Korea) published in the early twentieth century. As the result of these field surveys, her paintings in meok (Korean ink) were exhibited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while her oil paintings were also exhibited at Dresden’s Kunsthalle Lipsiusbau. From then on, she has been continuously working for the past three years, and the resulting paintings are presented at this exhibition.

Written Paintings is the exhibition’s Korean title, Vibrant Symbols is its English title, and Hunminjeongeum (lit. Correct Sounds for the Instruction of the People) is the Korean script. These are three keywords explaining the nature of Kim’s paintings in this exhibition. Why does she write paintings rather than paint them? Why does she insist on vibrant symbols, while current Western philosophy is preoccupied with vibrant material? What is the relation between her works and Hunminjeongeum? The answers to these questions will explain the message of this exhibition.

 

Return to the Origin

 

Heryun Kim went on a journey in search of the origin of Korean aesthetics, making more than a thousand sketches of ancient patterns found during field surveys and also in the Encyclopedia of Historical Sites in Joseon. Then, what is the contemporary meaning of her efforts? To cut a long story short, her search for the origin had begun with a totally different intention and on a separate path, but finally and unexpectedly, encountered contemporary Western thinking and the mainstream art world. The advance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 has caused the climate and ecological crisis as well as the adv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s, putting mankind’s life and status in a threatening situation. Under the circumstances, scholars started to trace back the origin of technology, reflecting on the anthropocentric attitude of the modern West and also on absolute confidence in natural sciences, and looked for clues to the problems of modern technology in art, which came from the same etymological origin as technology.

Already in The Origin of the Work of Art published in 1936, Martin Heidegger wrote that τέχνη (téchni) in ancient Greek referred both to art and to technology, and that being was revealed in the work of art. Also in “The Provenance of Art and the Destination of Thought” published in 1967, he defines art as φσις (physis) in Greek, saying that physis is “that which emerges from itself forth into its respective limit and therein lingers.” To him, therefore, art is premised on knowing the respective limit, and represents the knowledge. He argues that modern technology has lost its original meaning because it views nature only as raw material for human use, and that we should return to the original meaning and recall art in order to restore it.

For this reason, Yuk Hui, a Chinese philosopher of technology teaching in Weimar, articulates that the unified view on science and technology in current Western thought must be diversified in order to reinvent what he calls cosmotechnics or an anti-universalist view on sciences of non-Western origin. On the other hand, Timothy Morton, a theorist in the object-oriented ontology movement, asserts that today’s global warming began already in the Neolithic agrarian society during the Holocene epoch, and that we should think on a large temporal scale, in a 12,500-year frame, to avoid the impending crisis. Following Heidegger, he insists that human art is “telling us something very deep about the structure of how things are,” and that art performs the function of few magicians in the Paleolithic period. For example, it is a kind of magic “identical with ‘The Force’ of Star Wars fame: it is, as Obi-Wan Kenobi observes, an ‘energy field’ that ‘surrounds’ and ‘penetrates’ us.” Compared to these thinkers, Heryun Kim’s search for the origin of Korean aesthetics is similar to Yuk Hui’s efforts to reinvent cosmotechnics in different regions, and also to Morton’s journey to revitalize the magical power of art.

 

The First Abstraction

 

After persistent research, Heryun Kim exhibited her paintings of ancient patterns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for the first time in 2018, presenting her sketches in very small units. They appear to be the most basic units of repeated patterns abstracted from certain shapes, in a somewhat incomplete condition in terms of shape and formation. They seem to express the first sprouts of patterns. These paintings are, therefore, more like incomprehensible puzz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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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My Neolithic, 21x30cm each, 2018, Korean ink on paper (exhibited under the title Arts and Code: Comb Patterns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André Leroi-Gourhan, a French archaeological anthropologist who influenced many contemporary philosophers of technology, such as Gilbert Simondon, Bernard Stiegler and Yuk Hui, argues that technology, language and art were simultaneously born as follows;

 

Language and figurative representation stem from the same human aptitude, the aptitude to abstract elements from reality and from those elements to reconstitute that reality's symbolic image. But whereas the purpose of verbal figures – words and syntax – is, like the purpose of tools and manual gestures, their equivalents, to provide an effective hold on the world of relationships and of matter, figurative representation belongs to a different biological field, that of the 366 Ethnic Symbols perception of rhythms and values, which all living beings have in common. Thus we see that tools, language, and rhythmic creation are three contiguous aspects of one and the same process.

 

According to Leroi-Gourhan, all these processes are the same symbolic abstraction. Prehistoric art was a kind of abstraction for which a major part (for example, a penis, a vagina, a horse head or a buffalo head) of the object was selected, combined and translated into a symbol. With regard to this, Gilbert Simondon, a renowned philosopher of technology, asserts that the primitive magical world was made of a network of privileged points distinguished from the background by geographical features. Privileged places, such as a mountain peak, a coastal headland, a threshold or a border, are called ‘key points.’ As the notion of major part in Leroi-Gourhan’s theory is an abstraction distinguished from the object, Simondon’s notion of key point is also an abstraction distinguished from the background. In such abstraction, the subject is distinguished from the object, but still retains certain characteristics of the archetype before the separation.

"The Lofty Message of Forest and Streams" (Lin quan gao zhi, Chinese: 林泉高致), a classical Chinese text on landscape painting written during the Northern Song dynasty, describes some typical places that should be depicted in a landscape, which are the major parts or the key points of a mountain or a river. Those landscape paintings composed by combining the typical scenes are called conceptual landscapes as they restore the network of key points and represent the magical world before the separation of the subject and the object. The difference between the paintings of prehistoric societies and those of the Song dynasty is that the former abstracted the object in designs and patterns, while the latter represented the typical places realistically. Then, it may be presumed that Kim’s pattern units, introduced at her first exhibition after long research on ancient remains, are the abstraction of such major parts or key points. Before the separation of art and technology, these patterns were probably containing information about key points rather than serving as aesthetic ornaments, and the ancient code of undivided perception has been recalled to the present by Kim.

 

Magic, Language and Art

 

At another exhibition held at the Seoul Arts Center in 2020, Heryun Kim presented her new works, all of which had patterns located along the line connecting seven points representing the seven stars of Ursa Major. These paintings recall two images from the first of the sixty-three panels of the Mnemosyne Atlas by Aby Warburg, who collected and studied images from different time periods in the West, like Kim did in the East. One image is the clay models of a sheep’s liver used for divination in the ancient Babylon from 1,900 B.C. to 1,500 B.C. At that time, they believed that gods had written something on all things in the world, as if writing letters on clay tablets, from which they could decipher omens. Hence, a haruspex could combine an imaginary map with the entrails of sacrificed animals. The other image shows another case of such combination, which is an Etruscan artifact called the Liver of Piacenza dated to the second century B.C. This model of a sheep’s liver is divided into sections corresponding to the Etruscan heavens, inscribed with the names of Etruscan deities in charge of each section. These two images imply that the similar art of divination was practised for over a thousand years in the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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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Arts and Code: Gojoseon, 153x110cm each, 2019, Korean ink on paper (presented at the exhibition titled The Moment of  held in celebration of the 100th anniversary of Joseonilbo at the Seoul Arts Center).

 

As the collector of these images, Warburg wrote, “In the Liver of Piacenza, we see a particular type of transfer between the observation of animal entrails and mathematical-cosmological thinking. Presumably, in the Etruscan civilization, scientific thinking was related to haruspicy which was the region’s cosmotechnics, as defined by Yuk Hui. Transfer between images seems only unscientific and shamanistic to modern people, but was generally accepted in the East Asian region where pictographs were in universal use.

As a scholar in East Asian philosophy, Kim Si-cheon defines Chinese sentences composed of pictographs as pictographic thinking, explaining that the meaning system of Chinese characters depends on the principle of ‘transfer’ and ‘resonance’ in the network of images. In terms of transfer, words with similar images are transferred to each other to concretize their meaning. For example, in the sentence, “The Tao is close to water,” the image of water is transferred to that of the Tao to make it more concrete and substantial. On the other hand, in East Asia, the theory of yin-yang and five elements, explaining the fundamental law determining the formation and change of the universe and mankind, is an example showing that the universe and humans are resonating with each other.

Fascinated by Asian culture, Ernest Fenollosa wrote on primitive Chinese characters as follows; “The sentence form was forced upon primitive men by nature itself. [...] All truth has to be expressed in sentences because all truth is the transference of power.” In Chinese sentences, therefore, power is transferred from the agent to the object through the agent’s action. According to Fenollosa’s explanation, Chinese words are alive in a state of constant flux like nature because things and action are formally undivided, and their meaning grows richer and deeper as time passes in the nation’s philosophy, history and literature.

The transfer of thinking shown in the images of Warburg’s panels is identical with the transfer of images in pictographs. Fenollosa thought that such transfer was not the voluntary projection of the agent, but imposed by nature. From this perspective, Heryun Kim’s paintings, expressing various patterns on the basic image of Ursa Major that used to play the role of a compass for ancient people, reveal transfer processes of images or those of thinking at an early stage, and their contents can be interpreted as an invisible principle imposed by nature, although they cannot be understood by modern people.

As Timothy Morton asserts that art is magic, Paul Klee also gives priority to intuition over scientific exactitude, saying that he will endure insults even if his art is deemed mystical or magical. Rather than forms, he prefers formation, genesis and becoming, in the belief that painting must render invisible forces visible. For this purpose, with the suspension of senses, he encounters the world “through the cosmic bond that descends from above.” Hence, ancient magic, language and art were identical efforts to understand the world, and intuitive understanding has been made possible by processes of transfer imposed by nature or by the universe. The same has been true in prehistoric times, in ancient and modern East Asia and in twentieth_century Western art. In those activities, art renders visible what Heidegger calls physis or what East Asians call “the thing that exists by itself,” namely nature.

 

Vibrant Symbols

 

It is not easy to imagine primitive thinking from the modern perspective going back in time thousands of years, and such imagination is generally considered shamanistic and unscientific. In regard to this, an episode that happened during the exhibition process will help understanding the characteristics of this exhibition. The opening of the first part was scheduled for Wednesday, but due to the placement of temporary supports for art display panels, the exhibition crew were requested to install paintings on weekend when employees don’t come to work, and inevitably, the installation was belatedly completed on weekend as requested. Since it was prior to formal opening, there was no notice of the upcoming exhibition yet. Then, on Monday morning, employees came to work to see ninety panels installed along the balustrade of the second floor balcony above the main lobby, and complained that the paintings were dark and uncomfortable. After all, on the opening day, exhibition leaflets were prepared on the information desk, while the trade union put up a handwritten poster next to the exhibition banner, demanding the removal of the artworks.

The main works displayed at the exhibition consist of newly created pattern paintings and other paintings inspired by Hunminjeongeum. Among them, ninety panels installed on the second floor balcony look particularly overpowering because the paintings are in Korean ink on Korean paper with a dark background shaded in ink. Viewed from afar, as a whole, they look different from what they look like at a closer view as most of them are painted in a dark grey tone. The free and eccentric patterns, drawn with much more dexterity than before, may well provoke uncomfortable feelings.

With respect to the exhibition title, the Korean title Written Paintings has been translated into a totally different English title Vibrant Symbols. It was not only the first impression of Heryun Kim’s pattern paintings, but also in consideration of the book Vibrant Matter by Jane Bennett, a proponent of new materialism emerging as an important trend in contemporary Western philosophy. Spearheaded by speculative realism, new philosophical trends are burgeoning under the names of new realism, new materialism and object-oriented ontology, all of which critically reexamine the anthropocentric attitude of modern Western thought and the linguistic turn in the twentieth century. As a result, they intend to give nonhuman forces, such as nature and artifacts, an ontological status equal to that of humans, and generally share the perception that matter is both alive and the agent of action. On the contrary, in Kim’s works, patterns rather than matter are acting as the agent of action vis-a-vis the audience.

Having worked in Meiji Japan and fascinated by Asian aesthetics, Fenollossa asserts that Chinese sentences exactly convey the temporality of the state of things, namely living nature. For example, the sentence, “A man sees a horse,” is translated into Chinese as follows; 人 見 馬. In the Chinese sentence, a human being standing on two feet () sees with the eyes on two moving legs () a horse running on four legs (). All three characters are alive and moving with legs. According to Fenollossa, most of the earliest Chinese characters are the paintings of a movement or a process, and consequently, more verbal than nounal. Furthermore, in nature, there is neither pure noun separated from action, nor pure verb describing abstract action, and thus, Chinese characters truly correspond to the law of nature as they observe things in action or the action of things. Hence, images, patterns and pictographs representing nature in action are verbal and alive. Resulting from research on ancient Korean patterns that belonged to a pictographic culture, Kim’s pattern panels also give an impression that their images and symbols are alive.

Contemporary Western thinkers have dismissed language because they regarded it as an exclusively human property representing the anthropocentric perspective of modern philosophy. Then, what if all things in the world as well as human beings engage in semiosis? Leading the ontological turn in anthropology, Eduardo Kohn argues that all life forms engage in processes of signification. His book How Forests Think (2013) describes the semiosis of forests, rather than that of humans, as implied in the subtitle Toward an Anthropology Beyond the Human.

Semiotics is divided into two schools; Saussurean semiology or structuralist theory using the dyadic model of the signifier and the signified, and Peircean semiotics or sign theory questioning the essential nature of semiotic events. Influenced by C. S. Pierce’s theory of signs that regards signification processes as thinking processes, Kohn’s argument in this book is closer to the proposition that forests think (through humans), rather than that forests think like humans. In other words, human thinking only intermediates the semiosis of forests that humans belong to. For example, in the Amazon rainforest, rubber trees are widely and proportionally spread across the whole region in order to avoid parasitic plants, while small streams throughout the rainforest are flowing downstream, slowly joining together to form a large river. Then, the natives extract rubber from trees in upriver areas and process it in downriver areas where the extracted rubber is gathered, and this system of the Amazonian rubber industry has been formed by the semiosis of the forest, manifested and realized by human activities.

From Kohn’s point of view, it is very easy to understand why they pray to the forest spirit in the film Avatar. In the final analysis, it is the forest itself that presides over all things in it, and in the realm of the forest, the ecosystem pertaining to all its components, such as inhabiting animals and plants as well as streams and soils, can be viewed as a whole beyond the human realm. By using hallucinogenic substances, therefore, the indigenous people try to become shamans who can interpret dreams and reach out to the forest spirit. From this perspective, Kim’s patterns are similar to the shaman’s act of reaching out to the semiosis of the world beyond the human realm, and thus, it can be easily understood why the audience resonate with the semiosis of her patterns in the space of exhibition.

 

Sound of Nature, Shape of Nature, Script of Nature and Hunminjeongeum

 

Heryun Kim’s paintings evolved through phases of pattern development and finally reached the stage of Hunminjeongeum. Based on the twenty-eight consonants and vowels of Hunminjeongeum, she created new letters by extending the orthographic rules of Korean syllables that required the combination of an initial consonant, a vowel and a final consonant. After research and exploration on ancient patterns, she started studying the beginning and transfer of symbols, created her own symbols and eventually reached Hunminjeongeum, which was a reasonable result considering the fundamental principle of the Korean script.

On behalf of those scholars from Jiphyeonjeon (royal research institute) who wrote Hunminjeongeum Haeryebon (commentary), Jeong In-ji wrote in the postscript as follows; “If heaven, earth and nature have sounds, they should have shapes (letters) as well. Thus, ancestors created those letters in accordance with sounds so that all things could have their meaning understood, and that the duties of heaven, earth and man should be told.” In other words, the letters were made in accordance with natural sounds and shapes, enabling all things to be understood and abiding by the principle of Neo-Confucianism, that is, the duties of heaven, earth and man. In short, Hunminjeongeum consists of those signs which follow nature beyond the human realm.

Hunminjeongeum is the only script in the world, of which the principle of letter formation and the time of creation can be precisely defined by a document, which is Hunminjeongeum Haeryebon. As a phonetic alphabet, it is composed of Korean letters derived from the shape of articulatory organs, but also has ideographic qualities because each phoneme is endowed with meaning based on the theory of yin-yang and five elements as well as on the theory of Sangsuhak (mathematical interpretation of I Ching). Moreover, new phonemes can be made by adding a stroke to the basic ones. For example, ㅋ is made by adding a stroke to , and ㄲ is made by overlapping . A wide variety of sounds can be represented by adding a stroke or by combining phonemes. As of today, hangeul has twenty-four phonemes that can be combined into a total of 11,172 syllables, expressing far more sounds than Japanese (300 syllables), Chinese (400 syllables) and English (3,000 syllables). Moreover, according to the original twenty-eight phonemes and the orthography of the time, Hunminjeongeum can make 39.9 billion combinations theoretically, capable of representing all sounds of nature.

Among the letters of Kim’s Hunminjeongeum series, only few are ordinary ones actually used in everyday speech. Most of them are against the orthographic rules of Hunminjeongeum Haeryebon, but she makes the most use of the extensibility of its phonemic combinations in order to achieve the maximum artistic expression. In this respect, her works are distinguished from today’s typography or caligraphy diversly developed in different regions and eras, which add artistic expression to existing letters.

As a scholar of I Ching as well as a Waldorf education teacher, Pak Gyu-hyeon interprets Hunminjeongeum from the perspective of I Ching as follows; “Consonants capable of figurative representation are derived from nature, while [vowels representing] feelings about the object are derived from humans. It clearly shows the fact that language fundamentally results from the interaction between the subject and the object [the world].” For example, in the case of the Korean word ‘’ (I, pronounced as na), the consonant ㄴ (spirit) is combined with the vowel ㅣ (man) that turns into another vowel ㅏ (to emerge), so the word refers to the first person. Similarly in the case of ‘’ (spirit, pronounced as eol), the consonant ㅇ (essence or eternity) is combined with the vowel ㅓ (inward), and then, with another consonant ㄹ (active movement), so the letter refers to the internal essence in action. According to his explanation, therefore, one can understand the meaning of a Korean letter by segmenting it into its individual phonemes and by connecting the meaning of each phoneme. For this reason, understanding the logic of language formation leads to understanding the subject’s attitude toward and relation with the object [the world] and its meaning, and consequently, contributes to the establishment of a worldview and a value system. By doing so, “the duties of heaven, earth and man should be told,” as Jeong In-ji put it.

Although endowed with meaning, the phonemes of Hunminjeongeum are basically phonograms, and unlike pictographs, these phonetic signs are not analogous to their referents. Unlike any other writing system, however, Hunminjeongeum can transfer almost an infinite number of sounds, and its phonemes are accompanied by meaning. Considering these two features, Hunminjeongeum is theoretically capable of transferring nature as it is. Then, with the paintings of Hunminjeongeum, Kim has reached a point where she can express the infinity of nature by creating an infinite number of letters corresponding to it.

 

Petroglyphs and Writing

 

Heryun Kim’s research on ancient patterns began with the perceptions that paintings as images had begun in primitive abstract patterns, and that meaning was created by transfer between images. Then, she fully understood the formative principle of the symbolized letters of Hunminjeongeum. While searching for the roots of Korean patterns, she came to realize that patterns, paintings and letters in general had evolved from the same roots. In this sense, her works deserve to be called image anthropology or image archeology. Yet, she is neither an anthropologist nor an archeologist, but a painter. The key point is, therefore, how she describes her patterns and symbols on canvas.

Kim was profoundly influenced by German expressionism while studying in Berlin, and her brush strokes are thick and intense. She paints the smallest object on a one- or two-meter-long canvas, and her brushwork resembles the boneless technique of Korean ink painting called Sumukhwa in which lines are both contours and colored forms. She thereafter learned Gerhard Richter’s technique to mix multiple colors by dragging paint across the canvas surface with a squeegee instead of a brush. As a result, her brush strokes are much wider than ordinary lines, wide enough to be colored forms. Her brush skills are also related to her paintings in Korean ink that she has continued to work on since her days in Berlin. She even held an exhibition entirely dedicated to Korean ink drawings in Germany, and her old work habit is not irrelevant to the intense, wide brush strokes in her oil paintings and ink wash paintings displayed at this exhibition.

With regard to Kim’s exhibition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Dr. Britta Schmitz from the Hamburger Bahnhof Museum for Contemporary Art wrote a review article, who had served for three decades as chief curator of the renowned museum in Berlin. According to Dr. Schmitz, Kim’s works “combine the diverse cultural codes rooted in thousands of years of history,” but simultaneously provide “new associations and interpretive possibilities.” In the end, “due to her pictorial mastery, large mural paintings are giving an aura of fine golden filigrees.” As a matter of fact, the German painter Gerhard Richter, one of the most influential contemporary artists, is a master of sophisticated colors but almost never uses lines, while Kim freely uses both colors and lines. Her pictorial dexterity and maturity in line drawing are evident in her oil paintings and ink wash paintings displayed at this exhibition.

Sixteen ink paintings with a petroglyph motif are hanging on the four walls surrounding four pillars in the Korea Exchange exhibition hall, overwhelming viewers with skillfully drawn lines. Her thick and wide brush strokes show the depth of engravings on ancient rocks and the passage of time. In the theory of landscape painting, the Chinese painter Xie He (Korean pronunciation: Sa Hyeok) from the Six Dynasties period wrote that the most important aesthetic principle was qi yun sheng dong (Chinese: 氣韻生動, spirit resonance, life motion). The notion of qi yun is similar to Yuk Hui’s notion of wu yi (Chinese: 無意, without intention). On this point, Yuk Hui wrote as follows; “One has to concentrate not on depicting the form, but on facilitating a flow of energy, stroke and force,” and in particular, “calligraphy depends largely on the training of wu yi.” On the other hand, during the late Ming and early Qing dynasties, another Chinese painter Shi Tao (Korean pronunciation: Seok Do) emphasized the use of the ‘single brushstroke.’ To him, the single stroke was the primordial root of all artistic acts and equaled ten-thousand strokes, embracing and encompassing all his art. In practice, it requires a high level of mental concentration and physical strength to fill the whole canvas with a single stroke by a thick brush at a breath in wu yi.

Interestingly, Kim has been training the single brushstroke technique in oil painting. In the eight paintings of the Bangudae series and also in the small paintings of the Constellations series, both of which were created in the same vein as her petroglyph-based paintings, she began by painting thick layers of paint before she carved into it with a painting knife wildly, as if carving on real rocks, to reveal the traces of time in layered colors. It recalls the fact that the act of ‘carving’ on rocks or on oracle bones preceded ‘writing’ letters before the invention of paper. Then, single stroke painting with a large brush on the surface of ripped cardboard and woolen cloth, instead of paper and silk, is not possible without the training of oil painting. The twelve small paintings of The Sound of Silence series are radiantly filled with thick sinuous lines. Her small artworks in this exhibition demonstrate various experiments in such line drawing.

In the twenty-five paintings of the series titled The Sound of Silence: German Forest, Kim employs different tools, such as a brush, a painting knife, a tree branch or an awl, in order to express the sound of silence in the forest near her studio in Berlin, using free and wild brush strokes. Yun Shouping (Korean pronunciation: Un Su-pyeong), a Chinese painter and art theorist from the Qing dynasty, wrote as follows; “Of a thousand or ten-thousand trees, no stroke is a tree. [...] Of a thousand or ten-thousand strokes, no stroke is a stroke. If one sees a thing in a place where nothing exists in reality, it will be the best painting.” On the basis of wu yi, Kim’s strokes visualize the vibrant movement of countless trees, grasses and lives in the German forest. This is the stage mentioned by Yuk Hui that can be found only in the works of a great painter like Shi Tao, who emphasized the ‘law of no law’ emancipating both landscape painters and their works infinitely.

The virtue of the Jeongeum series lies in the selection of material, which is woolen cloth, and the insistence on the method of ‘writing.’ White woolen cloth is so thick that Korean ink is deeply absorbed into the fabric, naturally creating a stark contrast between the white background and the thick murky ink with a unique gradient effect. In addition, when the painter moves a brush to draw a line, the movement leaves traces on the canvas with black ink drops falling and spreading on the surface from the heavy brush soaked in ink. Drawing a line or a circle with a single brushstroke on a large surface is the East Asian method of writing, distinguished from the Western style of repainting. In Kim’s ink paintings, however, the tools are not limited to the traditional art mediums of paper, brushes and ink, and she uses both Korean ink and acrylic paint freely on a variety of mediums, such as paper, cloth, woolen cloth and cardboard, employing unconstrained techniques including collage, tearing and acrylic repainting. As Dr. Schmitz points out, Kim is always paying attention to the “historicity and peculiarity” of Korean culture but also emancipated from tradition, and continues to reinvent it anew.

 

Exhibiting Demodernization: New Abstraction and Inquiry on the Genesis of Language

 

The significance of Heryun Kim’s exhibition can be summarized in two points: the invention of a new abstract language and the renewed interest in and approach to language. It also has a historical significance in that it can restore Korea’s peculiar regionality that has been distorted during the process of modernization.

First of all, unlike the analytic and reductionist abstraction of Western art, Kim’s abstraction begins with identifying the object by its major part, as defined by Leroi-Gourhan. In her first paintings of ancient patterns, she cut certain basic units out of a series of repeated patterns. It recalls the definition of photography proposed by the art historian Rosalind E. Krauss that photography is a medium of abstraction based on “ripping something out of a larger continuum” by the act of cutting. In her review on Equivalents, a series of photographs taken by Alfred Stieglitz, she says that, in photography, symbolism is “an understanding of language as a form of radical absence – the absence, that is, of the world and its objects, supplanted by the presence of the sign.” Afterward, Kim worked on transferring images like a haruspex or an astrologist, and moved on to creating primitive or so-called magical images as well as pure symbols derived from Hunminjeongeum, as presented at this exhibition. These works intensively demonstrate the entire process in which the representation of the world has evolved from primitive abstraction. Yet, her works are still more creative and constructive than analytical. According to Hunminjeongeum, heaven, earth and man are represented as a point, a horizontal line and a vertical line, respectively, and vowels are made by combining these three elements, while her paintings are not to be reduced to points and lines. Since East Asian landscape paintings attempt to grasp the world as the network of key points, as defined by Simondon, the Korean way of thinking is comprehensive rather than reductionist. In conclusion, her abstraction is a process of pursuing radically new artistic expressions through arbitrary combinations of the twenty-eight phonemes of Hunminjeongeum.

Kim encountered letters in the course of exploring patterns, and came to be interested in the genesis of language with an understanding that both patterns and letters were tools and means developed for humans to comprehend the world. Her return to language is opposite to the current trend in Western philosophy, in which Saussurean linguistics and the subsequent studies on language and discourse are facing criticism for their anthropocentric perspective in the twenty-first century. By reflecting on modernity, contemporary Western philosophers have overcome anthropocentric thinking and endowed both human and non-human objects with an equal ontological status. Yet, the equal treatment of humans and non-humans by Western thinkers, fundamentally rooted in epistemology, may result in downward leveling rather than in upward leveling, which may bring the risk of objectifying even humans. Recently, popular TV series and films are already telling stories based on this dystopian imagination, as shown in Squid Game and many others dealing with the themes of survival, disaster and zombies. Reflections on anthropocentrism is a right attitude, but hastily applying a non-human perspective to humans may provide a logical justification to objectify the surplus population of no more use to capitalist society. On the contrary, Kim’s works recall the fact that all images, patterns and letters are human means to understand and coexist with the world, nature and non-human forces.

Postmodernism is supposed to overcome modernism after modernism, but still remains as an extension of modernity. The term glocalization is used to describe globalization processes adjusted to the peculiarities of local markets, but in reality, is closer to the forceful adjustment of localities to Western standards rather than to the adoption of Western values on the basis of local autonomy. Hence, the elimination of pressure for modernization coincides with efforts to reverse modernization, which is a reaction to restore regionality suppressed or distorted during modernization processes. As if releasing an overwound clock spring, if the pressure to have blind faith in Westernized modernization is released, it will bring a sense of easiness and also a sense of distance, and then, the long-neglected vernacular thinking will be restored so that modernization and regionality become equal to each other. This process can be called demodernization rather than postmodernism which is a notion too vague to describe it. Figuratively speaking, regionality has been put in a bag called the West, but if the situation is reversed by demodernization, the bag will be turned inside out, and the West will be put in the frame of regionality. In conclusion, presenting Heryun Kim’s works, who has completely mastered indigenous Korean thought and the Korean grammar of abstraction, is the same as exhibiting an example of demoder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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